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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한 조선"…부산근현대역사관, 초등생 역사교육 교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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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jpg "미개한 조선"…부산근현대역사관, 초등생 역사교육 교재 논란


부산 중구에 있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지역 내 1~3학년 학급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연계 교육프로그램 '찾아가는 역사관: 나는야 개항장 부산의 화가'를 운영할 예정이다.

역사관 측은 교육 시간에 개항장의 부산항 모습이 담긴 풍속화 '일본거류지시대 조선견문도해'를 색칠해 볼 수 있는 색칠 교재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작품엔 일본인이 조선과 조선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역사를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 교육용으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부산문화대전 등에 따르면 '조선견문도해'는 일본인이 개항기 조선의 풍속을 그린 그림과 설명문을 덧붙인 만문만화(흐트러진 글과 그림) 형식 화첩으로서 부산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가로 38.3㎝, 세로 26㎝ 크기에 41점의 그림으로 구성된 이 화첩엔 작가가 조선과 조선인에 대해 보고 경험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개항기 일본전관거류지 주변에서 살아가는 조선인의 생활을 묘사한 화첩 속 그림엔 순사와 관리, 농부, 하층 노동자, 상인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 그림 옆엔 '조선인이 비능률적이고 비위생적인 생활을 한다'며 비하하는 내용이 글이 적혀 있다. 특히 '조선은 미개한 나라이며 조선인은 무지하고 가난한 사람들'이란 표현이 반복적으로 언급돼 당시 일본인이 조선인을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견문도해를 직접 번역한 홍성화 교수는 한일유적답사기 '일본은 왜 한국 역사에 집착하는가'에서 "글(조선견문도해 옆 설명문) 속에 터무니없는 조선인 비하 내용도 보이는 등 당시 일본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근현대역사관 관계자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근대 시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항장 모습이 담긴 작품을 선정했다"며 "일본인이 그린 그림이지만 당시 조선의 풍속을 잘 담고 있는 그림이어서 부산지역 아이들이 부산의 모습을 잘 알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사관의 '찾아가는 역사관: 나는야 개항장 부산의 화가' 프로그램은 역사관 교육 강사가 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내 고장, 개항장 부산의 모습'을 주제로 학급별 시청각 교육을 하고 이후 학생들이 개항장 부산의 모습이 담긴 풍속화에 색칠을 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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