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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가 된 땡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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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서 물질하던 형의 친구가 하루 아침에 졸부가 되었습니다.

어릴적 해마다 수영하러 가던 곳인데 해상 관광인지 뭔지 개발
한다고 토지 보상을 크게 받게되었지요.

깨진 스레트 지붕위로 양철판을 엇대어 빗물을 막던 형 친구 집에서
죽은것같은 큰 나무에 딱 붙여놓은 평상위에서 모기에 물리며
밤을새워 고스톱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상금을 삼형제가 나눴는데 한 성격 부리던 그가 훨씬 많은 이백억원대를 챙겼습니다.
그후 그의 집에는 넥타이를 맨 사람들이 매일 들락거렸고 투자를
권유받은 그는 3년만에 빈털털이가 되고말았습니다.

울화병이 도진 그는 술로 나날을 보내다가 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나 외면 당합니다.
보상금으로 볼링장을 운영하는 동생 건물에서 깽판을 놓으니 영업에 지장을
받게된 막내가 할수 없이 도와주게됩니다.

그는 강원도 깊은 산중에 급매로 나온 작은 암자를 인수하여 새로운 사업에 입문하게됩니다.
울화병인지 우울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걸 다스리기위해 산속을 겸사겸사 택한것이었습니다.

초창기 절 운영은 기도 스님을 잘 모신듯 천도제 따위가 융성하여 재물이 쌓이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수익 배분을 놓고 마찰을 빛던 기도 스님이 떠나버리니 아무것도 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할수없이 머리밀고 승복을 갖춰 입고 직접 땡중 노릇하며 어깨너머 배운 기술을
써먹으려하나 영업 자체를 할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공양주 보살 월급조차 힘겹게된 때에 울화병이 더크게 도저
소주 몇병을 나발불고 법당에 들어가게되었습니다.

이까짓 염불이 뭐가 대수냐며 자신이 직접 수일 내로 마스터하겠다고 맹연습하게됩니다.
이렇게 음주 염불로 시작한 그는 무려 이틀간 잠도 자지않고 꼼짝도 하지 않은채 염불을 하게됩니다.

언제적 물인지 대접에 담긴 성수를 홀짝이며 목탁을 두둘기다시피 쳤답니다.
뜻모를 경을 괴성을 지르며 암송하다가 이렇게 3일을 보낸것이었습니다.

좀 애매하지만 이른바 염불 삼매경에 빠져버린것이었습니다.
3일째 용무가 급해 할수없이 법당 문을 나온 그는 자신에게 이상한 변화가 생겼음을 알게됩니다.

자신이 실성한줄알고 겁먹고 바라보던 공양주 보살의 전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이었습니다.

그후 마주하는 사람마다 이러한 현상이 빛어지니 이 기술을 이용하여
큰 돈을 벌수 있는 방안을 공양주 보살과 연구하게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갑자기 보살에게 절의 모든 것을 맡겨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당도한 그는 형에게 전화를 걸어 평상마루 위에서 맥주 한 캔씩을 나누어 마셨다고합니다.

그는 보자기에 싼 자신이 입던 승복을 건네 주었습니다.
자신은 땡중에 불과하나 승복은 고가에 맞춘거라며 잘간직하라는 말을 듣고 형은 돌아왔다합니다.

하지만 집에 당도한 형은 잠시후 그의 사망 소식을 듣게됩니다.
황급히 되돌아간 형은 경찰의 질문에 대답을 미루고 고목에 등을 기대어
평상위에 정좌한채 고개를 떨군 그를 보게됩니다.

그는 자신이 급사하게될 미래를 보고 차분히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집으로 왔던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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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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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에게 내려질 운명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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