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여행 강원랜드 vs 자랑하는 해외 카지노 > 카지노뉴스

휴양지로서의 강원랜드는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카지노 방문 사실을 감추는 고객들로 가득하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 문제를 넘어 강원랜드가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비밀 여행지’로 전락했다는 근본적 원인에서 비롯된다.

▲하이원 워터파크

4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테이블 200대와 1360대의 슬롯머신 등의 카지노장,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하이원 스키장, 정교하게 설계된 골프장,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와 콘도, 트레킹 코스까지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는 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고객들의 인식 속에서 강원랜드는 여전히 ‘숨기고 싶은 장소’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강원랜드를 찾는 다수의 고객은 카지노 방문 사실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지 않는다. “여기 온 걸 아내나 직장 동료가 알면 안 된다”며 조용히 방문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해외 카지노를 방문한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거나 여행 후기를 주변에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상에 전문가들은 강원랜드가 고객들에게 ‘휴양과 즐거움의 종합 패키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를 비롯한 동남아의 카지노 리조트들은 단순히 ‘도박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오쇼’, 마카오의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쇼’ 등 화려한 쇼와 콘서트,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테마파크 등 카지노 이외의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풍부하다.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기 때문에, 카지노 방문 자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반면 강원랜드는 종합 리조트라는 이름에 비해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카지노 외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엔 미흡하다.

해외 카지노가 ‘행사와 즐길 거리’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동안 비전문가들로 채워진 역대 강원랜드 경영진은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외면해 왔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의 강원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단순히 카지노에 초점이 맞춰져 방문객들이 ‘비밀 여행’을 떠나는 심정으로 찾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강원랜드는 10여 년 전부터 복합리조트를 강조했지만 ‘카지노 중심’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는 곧 방문 경험을 외부에 공유하지 않는 고객 행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 20년 출입의 에피소드 ‘오늘도 카지노 ARS를 누른다’의 저자 이겨울씨는 “강원랜드 방문객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주변에 알리지 않고 온다”며 “강원랜드 출입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몰래 다니는 고객들은 당일치기가 많은데 카지노에 자주 출입하면 경제적 손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해외처럼 감동적인 엔터테인먼트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잭팟 현황을 ‘잡수다’앱을 통해 실시간 제공하고 있는 땡원장은 “마카오나 필리핀 등 동남아 카지노에 갈 때는 주변에 자랑하는데 강원랜드 고객들은 방문사실을 숨긴다”며 “가족이나 주변에 당당하게 밝히고 다니는 풍토를 고객부터 조성할 때”라고 전했다.

특히 강원랜드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강원랜드는 단순히 카지노에서 잭팟을 터뜨리는 스릴을 넘어 고객들이 기억하고 자랑하고 싶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엔터테인먼트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화려한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 환상적인 공연으로 15년 넘게 마카오를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로 성공한 마카오 COD리조트의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쇼’와 같은 시그니처 공연은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는데 일조한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고문은 “강원랜드는 시설의 확장만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카지노를 둘러싼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고객이 그 경험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계 포커챔피언 케빈송은 “동남아 카지노리조트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숨기고 다니는 장소’에서 탈피해 진정한 관광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며 “고객들이 ‘강원랜드에 다녀왔다’는 말을 당당히 자랑하는 그날이 강원랜드의 진정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복합리조트 혁신방안 발표이후 고객서비스와 이미지 개선에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도 강원랜드의 브랜드 리뉴얼 등 규제혁신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